AI 번역, 즉 기계 번역은 인간 번역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외국어로 쓰여진 글을 접할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주소창에 구글 번역, 파파고를 검색한다. 더 이상 외국어 단어를 줄줄 외우지도, 사전을 찾지도 않는다. 해야할 일이 산더미인 우리는 토익 문제 푸는 기분으로 한 단어 한 문장 해석할 시간이 없다.
심지어 우리에게는 구글 번역, 네이버 파파고, 플리토 중 퀄리티와 접근성에 따라 내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즐거움까지 있다. 이에 따라 눈에 띄는 토픽은 AI 번역, 즉 기계 번역은 인간 번역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다. 혹자는 말한다. '5년 안에 사라질 직업, 번역가', '2년 안에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을 따라잡는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기계 번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그 발전 속도가 눈이 부실 지경이다.
나는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가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은.
기계 번역은 직역을 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장 그대로를 단어와 대체해 내놓는다. 구어체나 줄임말, 정확한 문법을 지키지 않은 문장을 입력하면 내가 원하는 번역물이 나오지 않는다. 문맥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 예시이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한국어, 일본어 동일하게 '지역 ㅇㅇ 브랜드 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한국어 번역을 보면 '지역 서울 브랜드상'이라고 적혀있다. 홋카이도의 쌀이 일본 네이밍 대상에서 지역 서울 브랜드 상을 수상했다? 이게 뭔소린가 싶다. 그 전말을 들여다보면 일본어 'ソウル'는 외래어를 발음나는대로 '소우루'라고 표현한 것이며 '서울', 'soul' 등이 해당된다. 구글 번역이 soul을 서울이라고 오역한 것이다.
일본어만이 아니다. 영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중의적인 단어를 사용해 우회적으로 말해도 단어의 뜻 그대로 직역한다. 이것이 기계 번역의 한계이다.
1인 미디어의 시대. 그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해외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그들은 해외 시청자를 위해(채널 수익을 위해) 외국어 자막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의미하는 '아아 한 잔'에 대해 파파고는 'A cup of iced Americano.', 구글 번역은 'ah a cup'라고 번역했다. 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를 뜻하는 '많관부'에 대해 파파고는 'Please show a lot of interest.', 구글 번역은 'a lot of government'라고 번역했다. 한국 기업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파파고는 신조어까지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4개월 전만 해도 구글 번역처럼 물음표를 달게 하는 번역을 내놓았었다.
번역에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재미있었던 소동을 적어본다.
속도가 생명인 프리랜서 번역가들은 기계 번역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1차 초벌 번역 작업을 기계 번역으로 진행하고 2차로 리뷰하면서 문맥, 오역을 수정하는 것이다. 나는 번역을 의뢰받으면 기계 번역의 도움없이 원문을 보고 한국어로 번역하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걸린다. 고객에게 오픈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문맥, 어투가 중요하게 요구되어 같은 문장이라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계 번역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기계 번역도 결국은 인간이 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수집할 때 한 문장을 두고 여러 명의 인간 번역가가 번역한 것을 참고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가 모이고 모여 몇년이 지나면 정말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을 대체할 수 있을까? 언어에는 맥락이 있고 언어유희가 있다. 신조어는 익숙해질만 하면 또 생겨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언어의 흐름도 빠르다. 우리가 어릴 때 상상만 하던 집에서 출근하기, 집에서 수업듣기 집에서 병원가기, 음식을 먹지 않아도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알약 등 모든 것이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계 번역이 인간 번역을 능가하는 날도 생각보다 실제로 올지도 모르겠다. 2년, 5년 같은 빠른 시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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