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말하자면 나는 교포도 혼혈도 아닌 순수 한국인으로 그 흔한 유학, 어학연수 경험도 없다. 정말 방구석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공부해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게 된 가성비의 끝이다. 이 설명과 더불어서 하고 싶은 말은 외국어는 정말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하다.
유학, 어학연수? 정말 좋다. 내가 이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생존이 달린, 해당 언어를 습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진 것이기 때문에 정말 빠르게 잘 할 수 있다. 원어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현실 외국어를 습득하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정말 유창하고 자연스럽게 발화 할 수 있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다. 돈이 없다. 그 중에도 부모님의 도움이나 본인이 경제활동을 해서 외국으로 떠나는 친구들이 있다. 그 나라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우선 가보자! 하고 간 친구들은 가서도 한국인(+아시아인) 친구들과 논다. 못하는 사람끼리 대충 눈치게임 하듯이 단어 단어로 제스처를 섞어서 자기들끼리 말이 통한다고 하하호호한다. 원어민이 아닌 사람끼리 제3의 언어로 소통하면 그 안에서 발생한 문법 오류 등의 실수는 누가 피드백 해주나?
이와 관련해서 정말 놀라웠던 일이 있다. 나는 대학교 마지막 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 일본어를 구사 할 줄 아는 상태로 갔기 때문에 바로 호텔 프론트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고 우연히 알게 된 동갑의 한국인이 있었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대화할 기회가 생겨서 몇 마디 나눠 보았는데 그 친구는 일본어를 전혀 구사 할 줄 모르는채로 워킹홀리데이를 갔고, 그 때문에 한인타운의 교포 2세가 운영하는 삼겹살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퇴근 후에는 한국인 모임에 나간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든 생각은 '그렇게 생활할거면 굳이 왜 외국에서 생활을 하지?'였다. 이렇게 외국에서 직접 생활하는 것은 큰 장점과 함께 치명적인 단점도 불러올 수 있다.
두번째로는 제일 흔하게 접하는 어학원이 있다. 학원도 좋다. 보통 취업의 이유로 토익, 토익 스피킹, 오픽 등 어학 시험 점수를 위해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 당연히 나도 학원에 다녀봤다. 문제가 있다면 학원에서는 어학 시험에서의 고득점을 위한 스킬 즉 문제 푸는 방법을 알려주지 그 외국어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여기서 실제로 토익 고득점자가 영어 원어민과 대화를 하지 못하는 참사가 발생한다. 우선 그 외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초심자에게는 학원을 추천한다. 그 이유로는 기초반에 등록하면 발음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외국인과 외국어로 소통을 할 때 발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School'이라는 영단어를 배울 때 밑에 한국어로 '스쿨'이라고 써놓고 외우면 누가 들어도 이 사람 외국인이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게 된다. 그래서 초심자가 처음 발음을 배울 때는 학원을 추천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3개 외국어를 구사하는 방법을 얘기 해보려고 한다.
1. 알파벳을 외워라
너무나도 당연하게 외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 해당 언어의 알파벳을 알아야 한다. 한국어로 설명하자면 자음, 모음 그리고 그 자음과 모음을 구성하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ㅇ+ㅏ+ㄴ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할 수 없다. 그냥 무조건 쓰고 읽으면서 제일 먼저 외우면 된다.
2. 읽고 말하는 방법을 배워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단계에서는 학원을 추천한다. 다른 방법도 좋지만 제일 쉽고 빠른 방법은 학원이다. 독학으로도 듣고 따라할 수는 있는데 내가 틀렸을 때 피드백을 줄 사람이 없다. 잘못된 발음으로 발화하고 계속 그대로 공부할 경우 나중에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무조건 원어민, 혹은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3. 어휘를 외워라
그 다음은 무조건 어휘를 외워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어휘를 모르면 제스처 등의 비언어적인 행동을 제외하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어휘를 모르는데 알아듣고 말하겠다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 언어별로 기초, 초급 어휘로 정해져있는건 약 1,000단어 정도이다. 1-6급까지 있는 어학 시험에서 중하급 수준으로 통용되는 4급 시험에서의 단어가 보통 2,500-2,900단어로 못해도 3,500단어는 알고 있어야 6-70%는 알아들을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중국어를 처음 공부 할 때 하루에 120 단어씩 외웠다. 하루에 새로운 단어를 120개 외우고 다음날 복습을 한다. 못외운 단어들은 다음날 120단어 외로 추가해서 외운다. 예를 들어 20단어가 안외워졌다면 다음날 그 20단어와 새 단어 120개를 외운다. 3일차까지 반복한다.
4. 듣고 따라해라
언어를 습득 할 때 받아들이는 속도는 읽기 > 듣기 > 쓰기 > 말하기 순이라고 한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유튜브의 활성화에 정말 감사한다. 대학생때까지만해도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없어서(활성화 되지 않아서) TV에서 외국 방송국 채널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우선 귀가 트이려면 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 계속해서 듣다보면 어느순간 반복해서 들리는 단어, 문장이 생긴다. 그럴때 뜻을 찾아보면 확실히 외울 수 있다.
나는 예능 방송을 추천하는데 책에 나오는 형식적인, AI 같은 말투가 아닌 실제로 사용하는 말투 등을 배울 수 있고 자막까지 있어서 들으면서 문자도 눈에 익힐 수 있다.
그리고 따라할때 정말 중요한 것은 부끄럽다고 일부러 콩글리쉬처럼 딱딱하게 따라하지 말자. 원어민이 발화할때의 발음과 거의 비슷하게 따라한다. 옛날옛적 인터넷에 유머로 애플을 외국인들은 애아뽀으-라고 발음한다는 글이 있었다. 그렇게 따라해야한다. 저 문자 정확히 애.플.이라고 발음하니까 '아 이 사람 외국인이구나'가 되는 것이다.
5. 외국인과 대화를 해보자
어휘를 눈으로 보고 쓰면서 문자를 익혔고 듣고 따라하면서 발화를 익혔다. 외국의 방송(예능, 드라마, 영화 등)을 보고 80%정도 이해가 되면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하다. 이 때 외국인과 직접 대화를 해보고 재미를 느껴야 한다. 어학원에서 회화 수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보통 토픽을 정해놓고 그 토픽에 대해 얘기하거나 딱딱한 교실 환경이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공통 관심사로 대화를 나누면 정말 빨리 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기 앱을 추천한다. 앱스토어에 보면 꽤 많은 앱이 있다. 실제로 사용했을때 이성과의 만남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인이 외국어를 가르쳐달라고 접근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차단하면 된다. 나는 앱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꽤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일본, 중국, 대만 국적의 여자 친구들과 친해진 후에 실제로 만난 적도 있다.
외국인과의 대화가 정말 좋은 이유는 원어민으로서 그들의 문장을 보면 공부도 되고, 내가 발화하면 친구들이 고쳐주기도 한다. 나는 보통 외국어로 소통을 하면서 외국인 친구의 한국어를 수정해주거나 내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면서 그 언어로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영영 사전처럼 내가 'School'이라는 단어의 응용법을 물으면 원어민 친구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말 빨리 는다.
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엄마의 말을 듣고, 입모양을 보고 언어를 습득한다. 그렇게 평생을 한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어있어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인데 이런 과정없이 외국의 언어를 습득하려니 시간과 노력이 배 이상으로 든다. 그리고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놓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노력을 게을리하면 아주 빠르게 어휘를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외국어를 공부하고 실제로 원어민과 대화가 가능하게 되었을때의 쾌감은 정말 짜릿하다. 나는 어학 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업계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2018년까지 꾸준히 갱신을 해왔었는데 최근에는 어학 시험을 위해 공부하지는 않는다. 시험 성적을 위해 외운 어휘는 어차피 곧 잊혀진다.
현재까지 버리지 않고 있는 습관은 여가시간에 유튜브로 외국 방송이나 외국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외국어로 말하는)을 틀어놓고 하루에 몇시간씩 계속 듣는다. 들으면서 모르는 단어는 바로 의미를 찾아보고 다시 듣는다. 그리고 일부러 한국어 자막이 없는 영상을 찾는다. 한국어 자막이 있으면 자꾸 자막을 보려고 하고, 뇌가 자막을 읽는데 집중해서 음성은 백색소음처럼 흘러지나간다. 멋있어 보이려고 하거나 킬링타임용으로 단순히 외국 영상을 보는게 아니라 듣고 발음이나 억양을 따라하고, 어휘를 습득하려고 영상을 보는 것이다.
외국어는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동기와 의지에 따라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전세계 인구의 2%라는 4개 국어 구사자,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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