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습득론 강의를 들으면서 흥미있던 분야가 있다.
한국어(외국어) 학습자의 학습동기 중 어떤 동기가 더 효과적이고 빠른 결과를 도출해 내는가이다.
한국 대학교 진학하거나 그 후 대학원 진학, 취업을 하기 위해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을 많이 알고 있다. 이들 중 다수가 외적동기로 인해 한국어를 학습하고 있다. 부모님이 외국에서 공부를 하라고 해서, 혹은 본인 국가에서는 심한 경쟁률로 대학교 진학을 할 수 없어서 등의 이유로 한국어학당 에서 한국어를 학습한다. 상당 수는 한국에서 생활하는데도 수업 시간에는 관심이 없으며, 같은 국적의 친구만 사귄다든지, 한국인과의 소통을 단절하는 등 학습을 넘어선 습득이 어려운 환경을 직접 조성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외적동기로 인해 한국어를 학습하기 시작했음에도 실제로 거주하면서 흥미를 가지고 한국어를 굉장히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외국인 학생들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의 차이는 동기에서 온다. 내적동기, 즉 취미나 자기계발 등 본인의 발전을 위해 외국어를 학습하느냐 승진, 취업, 진학 등의 보상이 따르는 외적동기로 외국어를 학습하느냐에 따른 동기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가드너와 램버트는 외국어 학습에서 개인의 동기는 개인의 외국어 학습에 대한 태도와 지향성에 의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통합적인 성향(내적동기)이 강한 경우가 도구적인 성향(외적동기)이 강한 경우보다 더 외국어 학습에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제시하였다.
두 학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실제로 나는 영어, 일본어는 단순히 '외국인과 대화가 통하고 싶다.'는 내적동기로 학습하였다. 하지만 중국어는 대학을 졸업할때쯤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급증해 채용공고에 '중국어 우수자', 'HSK 5급' 등의 조건이 추가되어 급하게 공부하였다. 즉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나는 취업을 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외적동기가 작용했던 것이다.
영어는 20년, 일본어는 13년 넘게 꾸준하게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해당 언어의 외국인과 대화가 통하면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더 수준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반면 중국어는 단 3개월을 공부하고 HSK5급을 취득하였는데 상중하로 따지면 중상정도 된다고 본다. 그런데 너무 급격히, 그리고 어학시험 성적만을 위해 단기간에 어휘를 많이 암기하는데만 집중했기 때문에 회화 수준은 엉망진창이다.
여기서 문제가 온다. 외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 말하기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해당 외국어를 구사 가능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취업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어학시험 성적을 위해 기계적으로 어휘와 문법을 암기하고 문제은행식의 출제방식을 이용해 언어가 아닌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는 한국식 외국어 교육방식의 단점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내적동기VS외적동기, 통합적동기VS도구적동기 중 어느 한 쪽이 꼭 유익한 동기라는 것은 아니다. 학습자에게 충분한 동기가 된다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 학문목적 한국어 학습자의 학습동기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필수적인 동기, 도구적동기가 언어학습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통합적동기는 과거노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미래의 한국어 학습노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통합적동기가 강할수록 미래의 한국어 학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학습자의 성향이나 환경이 동기와 맞물려 성과를 이끌어내므로 교사는 학습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각자 다른 동기부여를 하여 성공적인 학습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실 환경에서는 학습자에 따라 여러가지 교수법을 적용하기에는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개별적인 환경에서는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교실 환경에서 다수의 학습자를 교수하는데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지 더 연구하여야 할 것 이다. '한국어학당'이라는 진학, 취업 목적의 학습자들이 모인 환경에서는 내가 중국어를 학습한 과정처럼 '한국어 구사가 가능해지면 혹은 TOPIK 시험에서 5급을 취득하면 한국 대학교에 진학이 가능하다, 한국 기업에 입사 자격이 주어진다.' 등의 외적동기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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